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blog (kor)

옛추억

내 기억중 제일 오래된 기억은 어렸을쩍, 그러니까 네살쯤 될때의 기억인데..

승묵이가 태어나기 전이였다.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얼마 되지 않은 여름날이였다.

용현동 현대아파트에 살고있었고, 엄마가 할머니랑 같이 아파트 옆 내천에 산책갔다오라고 했었던것 같다.


난 할머니 손을 쫄래쫄래잡고 할머니랑 그 내천을 걸었다.

여름이라 개구리 소리가 많이 들렸다. 작은 내천 옆으로 초록잎의 풀도 많이 나있었고,
개구리 소리가 내천을 가득 매우듯이 났었다. 

흐릿해 진 기억 속이지만 여름이였고, 너무 더운날도 아니였고, 딱 비오기 전 약간 선선한 바람이 불어올때였던거같다.

할머니의 기분을 좀 더 풀어주고자 그때 막 읽었던 청개구리 얘기를 해가며 청개구리는 엄마가 돌아가신게 슬퍼서 운다는데 
우리한테는 개구리가 할아버지가 돌아가신게 슬퍼서 우는거 같다 얘기를 했었다.

할머니는 나중에까지도 그얘기를 간혹 하셨다. 내가 그렇게 얘기해서 더 눈물이 났었다고.

가끔씩이면 이 기억이, 또 할머니가 이 얘기를 하던 옛날이 문뜩문뜩 떠오른다. 할머니는 할아버지가 생각이 간혹 날때면 청개구리가 엄청나게 울던 그 여름날 밤 나와 함께 걸었던 그 길이 떠오르셨나보다. 

나는 이제 할머니를 생각할때면 할머니와 함께했던 수많은 추억 중 그 옛날 밤이 간혹 떠오른다.



어떻게보면 참 따듯한 옛추억이다. 이 추억은 가끔씩 각색이 되어 나에게 돌아오고, 어떤때는 또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 옛날이야기가 되곤한다. 


눈이가 오늘 밤 내 옆에 딱 붙어서 내 눈을 한참이나 바라보았다. 이불도 데워주고, 자는 방의 온도도 미세하게 데워주고 있다. 
이또한 따뜻한 추억이다. 

계속해서 먼 옛날이 되고 있는 나의 옛 기억을 잃지않고 잊지않기위해 글을 적고, 또 현재 가까운곳에 있는, 언젠가는 추억이 될, 따뜻함을 항상 감사하기위해 적는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