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blog (kor)

그렇게 날이 좋은 날.

한국 가는 비행기를 몇일 앞두고 요새 내가 참 이상하다.


한달 남짓 가는 방문에 지나치게 준비를 하고 이곳에 남아 있는 가족과 강아지에게 지나치게 미안함을 느끼고 지나치게 떠나는것이 떠나는것 같게 느껴진다.


엄마가 먼저 한국을 가고 대략 2주동안 날이 참 좋았다.

거의 맨날 영상의 날씨였고, 눈도 한번 참 이쁘게 왔다.


겨울이 이렇게까지 따듯하고 이쁘고 편할수 있는게 참 신기했다.





나는 내 짐을 두 가방이나 나누어 엄청 크게 꽉 꽉 채웠고

그걸로 모자르지만 가져 갈수 있는 모든것을 가져가려고 아둥바둥 짐을 쌌다.


그런데 참 이상하다.

그냥 기분이 그렇다.

이상하다는 말로 밖에 표현할수 없는 기분이다.


2017년이 지금까지 26일동안 그래왔다.

내가 지나치게 갑자기 어른이 된거 같았다.

그래, 그럴수 있다고 하자. 

나는 한국나이로 27살이 되었고, 얼마전 만 26번째의 생일도 보냈으니 말이다.


이제는 아무리 발버둥 처봐도 25살의 중간 지점을 지났고

20대가 멀어지고 있는 20대 후반이니까.


그래도 나는 아침 8시에 저절로 눈이 떠지기 보단 10시 11시에 눈뜨는게 더 편한 삶이였고

아침 먹으면서 저녁에 뭐 먹을지 생각하고 설거지를 하루에 두번이나 하는것보단 차라리 라면을 먹고 안먹는게 더 편한데

이상하게 아침저녁 꼭 꼭 챙겨 먹어가며, 운동하는 동영상이 sns에 올라오면 괜시리 자세를 고쳐앉는 등

한달이 참 도드라지게 지나가고 있다.






어떻게 보면 정말 우연이 아닌 우연으로 대학원 원서도 마무리했다.

다 준비해놓고 날짜를 잘못 알고 있어서 포트폴리오도 못보낼뻔 했지만,

어떻게 딱 그날, 마침 나에게 대학원 소식을 물어봐준 친구 덕분에 가까스로 포트폴리오도 벤쿠버로 보냈다.


올해엔 참 많은것들이 일어날거 같고 이렇게 앞이 예상 되지 않는 한해는 없었다. 

아 .. 이렇게 알반에 2014년에 들어올거라고 예상 못했으니, 2014년도 예상되지 않았던 한 해라고 하자.

하지만 월 초부터 이렇게 모르겠는 감정이 얽히고 설킨 년초는 처음이다.


하고 싶은것도 많고 할것도 많은 올 한해다.


도깨비의 말을 인용해

올 한해는 나에게 

날이 좋아서 날이 좋지 않아서 날이 적당해서 행복한 한해가 되었으면 좋겠다.

그리고 아직 1월이니까 이렇게 말해도 되는거지? 하!